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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군대속의 추억..

흘러가는 해병대를 보면서.

by 공감공유 201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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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해병대 구타사건으로 해병대가 다시 언론의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이유인 즉, 해병대에서 구타사고가 발생해 후임들이 고막이 터지고, 장기에 이상이 있을 정도로 맞았다는 것 입니다.
이런 기사를 보면 기분이 묘하게 이상해집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 후달리는 제가 선임분들에 비해 기합빠진 군생활 했던 경험으로 한글 한글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훈단을 마치고 실무에 가고 1달후에 사단장님이 바뀌셔서 '병영생활 명랑화' 라는 슬로건을 걸고 구타와 악습 없애기 캠페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병때 아시죠? 내부실 들어가자마자 훈단냄내 난다고 욕먹고... 간부들과 처음 받았던 교육과는 달리 선임들에게는 또 다른 실무의 세계를 배워나갑니다.
전 처음으로 맞았을때가 감탄사 썼을때였습니다. '아, 오' 이런 말을 썼다가 순검이 끝난 후 불려나가서 맞맞선임에게 맞았었습니다. 처음에 맞으니 이게 군대의 구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프기도 하고, 감탄사 썼다고 맞으니 울컥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고선 항상 긴장을 하면서 열심히 하고 뛰어다니고 하면서 가끔 욕도 먹고 했지만, 구타를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인계사항과 기수빨 외우기 등 이런것들은 간부들 눈에 안걸리게 몰래 몰래 외워야했습니다. 물론 간부들도 알고는 있지만 모르는척 해줬었죠.

또한, '악기발휘'
 모 신문사에서 악기바리 라고 기사를 썼는데, 본 명칭은 악기발휘 입니다. 후달릴 때 PX에 가서 선임들이 사주는거 남기지 않고 먹으라는데로 다 먹어야하는거죠. 아직도 그때 사진이 있는데 지금 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저녁도 먹고 PX가서 그렇게 폭식을 하면 당연히 토가 나옵니다. 그래서 토하면서 먹고 자다가도 토한적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악기를 발휘해라 라는 뜻에서 지어진게 아닐까요?
기사에서는 10분안에 빵 5개 못먹었다고 때렸다고 하는데, 빵5개 10분안에 못먹는건 선임입장에서는 꼰티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됩니다. 빵이 무슨 빵인지는 모르겠지만, 군데리아빵도 10분안에 5개 먹는건 당연히 가능하고 부식으로 나오는 빵도 10분이면 충분히 먹습니다. 건빵5개는 더군다나 아니겠고요. 아무튼 그 사건은 주계에서 일어난 일이라는데, 주계 특성상 다른 병과보다 군기가 쎄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부대에서는 상병6호봉이였던 선임도 병장선임이 때렸던적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후달릴때는 기사에 나오는것처럼 선임들이 시키는게 아무리 이상한거라도 표정 돌아가는일없이 해야되고 그것이 당연한거였습니다.

저 후달릴때도 누군가가 선임을 꼬질러서 부대 분위기가 안좋아지고 하는 일이 있었지만, 조용히 다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도 짬이 먹고, 상급부대에서 구타, 악습 관련해서 압박을 해오자 간부들이 대대적으로 잡기에 나섰습니다. 그래서 몇 몇 후임들이 모든 것을 말하게 되었고, 그동안 간부들이 눈감아 주던것들도 하나하나 못하게 막고 많은게 변하게 되었습니다.
육군화 되어갔죠. 대부분 생활들이 개인화고 호봉제도 거의 다 사라지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중대에서만 15명이 군기교육을 받았습니다. 저도 2번이나 받았네요... 물론 그때는 구타가 아닌 악습인계와 구타유발이라 했는데, 한때 그런것도 못참는 후임들이 정말 미웠습니다.
지금도 좋은 감정은 갖고 있지는 않네요...

그리고 전 전역 3달을 남기고, 부대를 옮기면서 전역을 하게되었습니다.
제가 느낀거지만, 군생활. 특히 해병대 내무생활에서 구타와 악습같은 것을 참으려면 '내 선임들도 이런걸 다 겪었고, 나보다 훨씬 심한걸 겪었는데 내가 이런걸 못참나'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하면서 군생활을 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지금도 기수열외라는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꼰질르면 그 기수 전체가 기수열외 당하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하지만 간부들이 그것도 절대 못하게 하고 암암리에 진행이 되었었죠.
아무튼 위의 마인드를 가지고 군생활을 하면 시간도 빨리 가서 달력을 보면 어느새 이정도가 왔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짬을 먹어갈 수록 괴롭히던 선임들도 사라지게 되고요. 그리고 짬짜면서 선임들이랑도 정도 들고 사회에 나가서도 연락도 하고 만나게 된답니다ㅎ

아무쪼록, 구타는 나쁜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경험상 군생활을 잘하고 맞는애 거의 못봤습니다. 제 동기중에 선임에게 밑보이지 않고, 자기 할 일 열심히 하고, 알아서 척척 하는 애들은 한번도 구타 당한적 없고, 욕 먹은적 없이 제대 잘했습니다. 선임 입장에서도 그런애들 아무이유 없이 때리지는 않죠. 가끔가다 악마같은 사람들 있으면 어쩔 수 없지만요...



이런 사진들, 현재는 절대로 없습니다. 이것이 실제로 있었을 때는 몇 백자 선임때였는지도 모르겠고, 이와 비슷한 사진들은 저도 부대에 있을 때 이빨 사진 몇개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기사를 보면 부상 정도가 심하긴 심해서 사태가 심각해졌고, 가해자가 큰 잘못을 저질르기는 했지만, 안에서 보면 어느 원인에 의해 그런것이 생겼는지 알 수 없죠.

요즘, 모든 군대가 편해졌다고 합니다. 육군은 욕 하면 영창간다고 하죠? 해병대도 장교와 부사관들의 노력으로 많은 악습이 사라지고 구타가 사라졌습니다. 제 군생활 할 때가 그 정도였으면, 지금은 못하면 못했지 더 빡세질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후임들말 들어보면 가관이 아니더군요. 이런 현상은 제 선임들도 저를 보면 당연히 느꼈을 현상이라고 생각되구요.
해병대가 빡쎈 내무생활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유명해진 것은 선임들이 전쟁에서 큰 전적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괜히 무적해병, 개병대, 귀신잡는 해병이라는 명칭이 붙여진게 아니죠. 하지만 군대에 있어서 절제된 내무생활이 그러한 정신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아무리 군대가 편해졌다고 해도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 특히 해병대나 기타 특수부대에 가는 이상 단단한 각오를 하고 들어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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