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끼리 영화 보는 모습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몇일 전 지인과 함께 카페를 갔었습니다. 
그 때 한 남자 두분이서 카페에서 파는 간단한 브런치류와 커피 2잔을 들고 자리에 착석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인분이 '남자 2명이서 저러는거 이해가 안간다' 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걸 듣게 되었는데요,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남자 두세명이서 영화관, 카페, 분위기 좋은 음식점 같은 곳을 가서 만남을 갖게 되면 가끔 이런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전 남중, 남고를 나왔기 때문에 예전부터 남자들끼리의 만남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파스타가 먹고 싶으면 친구 불러다가 맛있는 파스타집 가서 먹고, 맛집을 좋아해서 친구 한명과 유명한 맛집들을 찾아 다니고...현재도 카페에 혼자 가기 뭐하면 동네 친구 불러다가 둘이 가서 허니브레드나 브런치 메뉴를 시켜서 먹곤 합니다. 
또한 영화를 볼 때도 남자친구들 끼리 단체로 가서 조조로 영화를 보던가 심야를 보게 됩니다. 가끔 이성친구와 만날 때 보다 훨씬 편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남자 친구들과의 만남이 훨씬 더 편하고 즐겁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평소 그런 마인드로 문화 생활도 즐기고 할거 다 하는데, 가끔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 제가 "나 여기 와봤는데, 진짜 맛있어" 이런 말을 하게 되면 "누구랑 와봤는데?" 이런 질문이 나오게 되고 남자친구들이랑 왔다고 하면 처음에는 못 믿는 눈치지만, 결국 하는 말은 "이런데 남자들끼리 오면 이상하지 않아?" 라는 말을 꺼내게 되더군요. 이는 지금까지 만나봤던 여자들 100이면 100 다 이런 대답을 해왔던거 같습니다.

남자 둘이 데이트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불편한 진실 

생각을 해보면 여자들끼리는 맛집도 잘 가고 카페에 가서 맛있는 것도 시켜서 조잘 조잘 데이트도 잘 하는데, 유독 남자들이 그러면 불편한 시선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여자끼리는 팔짱을 끼고 다니고 손을 잡고 다녀도 "쟤네 레즈 아니야?" 라는 말은 잘 들을 수 없고, 남자끼리 그런다면 "재네 게이 아니야?" 라는 말을 듣게 되는게 통념이죠. 저도 남자끼리 손잡고, 팔장끼고 다니는거 보면 좀 안좋게 보는건 사실입니다. 이 외에도 다니다 여러 예들이 있죠. 가끔 귀에 들려왔던 소리중 정말 이해 안갔던 것은 여자들끼리 화장실까지 같이 들어간다는 것도 있고요. 만약 남자끼리 그랬더라면....

본래 남자는 혼자서도 자기 몸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고, 여성은 혼자서 몸을 보호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리고 남성은 보다 무뚝뚝하고, 여성은 애교가 많으니 그럴 수도 있다 라는 것이 통념일까요? 그리고 남자둘이 영화관을 가거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한다면 왜 남자끼리 저러냐 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런 말을 하는 몇 몇 지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대답은 '그냥 징그럽잖아, 그냥 이상하지 않아?, 남자끼리 그게 뭐하는거야' 라는 대답이 대부분 입니다. 여성분들만이 그런 시선으로 보는게 아니라 남성들 또한 '여자 친구나 만들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라는 대답을 하면서 여자친구도 못만드는 능력 없는 남자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자 둘이 데이트 하는 심리

위에서도 말했듯이 가끔 여자 친구를 만날 떄 보다 남자끼리 만나서 놀 떄가 더 편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될 때가 있습니다. 만약 영화를 보고 싶은데 지갑에 돈이 많이 없다고 하면 여자친구 만나게 되면 영화비며 영화만 보고 헤어지기 아쉬우니 여러 부가적인 비용이 나가게 되는데, 남자끼리 만나게 된다면 영화만 보고 헤어져도 아무 부담 없고, 영화표도 각자 결제하고, 더군다나 아무 신경 안쓰고 나가서 부담없이 보고 와도 되고요. 아무리 여성분을 엄청 사랑한다고 해도 가끔 남자들끼리 만나서 수다 떨고, 영화도 보고 놀고 싶을 떄가 있죠. 아니면 여자친구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를 내가 너무 보고 싶을 때 친구를 불러서 꼭 보러 가곤 하죠.

제가 남중 남고를 나와서 이런 것에 더욱 익숙해져 그럴 수도 있습니다. 대학교는 남녀 비율이 반반이지만 중 고등학교 때 그런 문화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이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행돌들을 가끔 주변에서 '남자들 끼리 왜 저래?' 라는 말을 들을 때면 지금까지 남자 친구들과 이런 저런데 다니고 했던 것도 떠오르게 되고, '그게 잘못된 건가...?' 라는 생각도 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결국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몇 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분들도 남자친구랑이 아니라 정말 친한 동성 친구끼리 영화를 보고 맛있는 곳을 찾아가 사진도 찍고 수다를 떠는게 편하듯이 남자들도 그와 똑같은 심리인 듯 합니다. 더군다나 전 맛집 찾아가서 사진 찍을 때는 여자친구 앞에 놓고 사진찍는게 불편해서 항상 친구를 불러서 가곤 하거든요:) 
 
결국 무조건 이상하게 보지 말고 개인간의 취향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게 답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