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4월 첫째주 일요일에 LIG 코리아오픈마라톤이 열렸었습니다.
10회째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코리아오픈마라톤은 마라톤 대회에서는 큰 행사라고 하는데요,
잠실운동장에 도착하니 희망파트너 LIG손해보험과 주식회사 이맥스21과 '여러분의 완주를 기원합니다' 라는 현수막이 붙어있고, 명성 답게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마라톤을 하기 전에는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된다고 해서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먹고 왔었답니다.
주변에 마라톤 대회에 항상 참가하신 분의 말로는 마라톤은 오래 뛰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해서 마라톤 대회 1주일 전 부터 고기를 꾸준히 섭취해주고, 충분한 수면과 컨디션 관리는 필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1~3개월 전 부터 꾸준히 체력관리와 마라톤 연습은 충분히~!
전 마라톤 연습은 5KM 한 번 뛴게 전부였고, 너무나 설레이는 마음에 전 날 4시간도 못자고 일어나서 왔다죠...
아마 생애 첫 마라톤 도전이고, 풀코스 도전이라 더욱 더 기대를 해서 그런가 아닐까 싶었는데요, 그래서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이 더 컸던 마라톤 대회.
주최측에서 준비해준 아침.
아침을 먹고 왔지만,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먹고 또 먹었습니다... 김밥에 계란을 입힌게 너무 맛이나더라구요:)
이벤트 부스를 한 번 둘러보고, 마라톤 시작 전 현장을 스케치하고...
시간이 흘러 마라톤 출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9시에 시작하는 마라톤은 30~40분 전 부터 진행자분의 재미난 입담으로 시작을 했는데요, 헬스 트레이너분들이 나오셔서 스트레칭 준비까지. 마라톤 준비 완료~!
출발은 풀코스, 하프코스, 10KM, 자선걷기 대회 순으로 배치를 해놓고, 9시 정각에 동시 출발을 하였습니다.
드디어 출발...
진행자의 '시작' 소리와 함께 폭죽소리리! 풀코스라서 첫 번째 그룹에서 출발을 했던 저는 풀코스라 여유부리면서 천천히 쉬엄쉬엄 뛰어야지 했는데, 종합운동장을 나가면서 부터 갑자기 뒤에서 출발했던 그룹들은 앞서가고, 같이 출발했던 풀코스 그룹은 저 멀리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아 풀코스라고 느리게 뛰면 안되는 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속도를 올려 뛰기 시작해 선두 그룹에 들어섰습니다.
종합운동장을 나서니 바람이 매섭게 불더라구요. 강바람이라 그런지 괜히 바람이 더 쎈거 같고...맞바람이 치면서 궃은 날씨를 원망을 하며 초반부터 선두그룹과는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3:30분이라고 적혀진 풍선을 달고 한 그룹을 형성해서 달리고 있는 곳에 합쳐져서 그 페이스에 맞춰서 달리기 시작. 마라톤을 다 하고 나니 페이스메이커 분들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과 김명민씨가 출연한 페이스메이커 라는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km... 마라톤 이거 아무것도 아니네...?
살면서 7km 이상은 달려본 적이 없던 저는 10km가 어느 정도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 한 40~50분쯤 강바람을 맞으며 '날씨 시원하다~' 라는 생각과 한강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없이 달렸더니 눈 앞에 보이는 10km에 도달했다는 표지판.
이상한게 전혀 힘들지도 않고, 숨도 안차고, 다리도 안아팠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7km만 뛰었어도 숨이 헉헉차고 그랬는데, 그새 체력이 좋아졌나 라는 생각과 함께 '마라톤 별거 아니구나!' 라면서 10km 지점에서 나눠주던 바나나와 초코파이도 속에 부담만 될까봐 무시하고 달리기 시작!
15km... 서서히 아픈 다리, 그리고 배고픔
10km가 지나자 갑자기 다리에 살짝 통증이 오기 시작하고 맞바람으로 인해 속도는 더욱 더 늦춰지는 느낌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룹에서 뒤떨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달리고 달리고... 15km 정도가 되니 배가 허전해지고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 바나나와 초코파이를 왜 안먹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고...
하프코스 반환점... 풀코스를 포기할까?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으로 계속 뛰다보니 하프코스 반환점이 보였습니다. 반환점이 보이니 풀코스를 포기하고 하프코스를 뛸까 라는 생각이 밀려왔지만 막상 앞에 다가가니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한 번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풀코스로 직행.
너무나도 맛있었던 포카리스웨트와 물.
중간 중간에 있는 식수대에서 나눠주는 포카리스웨트와 물.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물과 포카리스웨트를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물을 한 모금 마시자, 당을 섭취한 기분과 함께 에너지가 나는 기분이고 포카리스웨트를 마시자 배고팠던 배가 조금이라도 차는 기분이라고 해야될까요?
아마 이 물맛과 포카리스웨트 맛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풀코스 반환점... 이미 뒤쳐지고...
열심히 3:30분 그룹을 따라왔지만 풀코스 반환점에서 부터 뒤쳐지더니 4:00 그룹까지 보내고...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서 속력을 내서 뛰기 시작했지만 다리가 안따라줘서 정말 느릿 느릿하게 뛰었습니다. 허벅지부터 시작해서 종아리, 그리고 발까지. 심지어 상체까지 통증이 오더라구요.
잊을 수 없는 초코파이
결국 걸으면서 뛰고 걸으면서 뛰고 나중엔 거의 걷다싶이 했습니다. 걷기도 힘들 정도였구요. 더군다나 극심한 배고픔에 쓰러질거 같은 느낌이였다고 해야되나요? 다행히 저 멀리 바나나와 초코파이 나눠주는 모습이 보여 마지막 힘을 짜내 달려가 먹은 초코파이와 바나나.
군대 훈련병 시절에 먹는 초코파이 맛이라고 해야될까요? 훈련에 쩌들고, 군대밥만 먹을 수 있던 훈련병 시절에 초코파이란 한 줄기의 빛과 같았죠. 그런데 이번 마라톤에서 먹은 초코파이의 환상적인 맛. 군대에서 이후로 초코파이 맛있게 안먹을 줄 알았는데, 다시 한 번 초코파이의 힘을 느꼈습니다.
탄수화물을 섭취해도 망가진 다리는 더 이상 제대로 뛰지를 못하고... 더군다나 마라톤 생초보자에게는 표지판에 나와있는 숫자가 뭔지도 몰라 옆에 분에게 물었더니 12km 남았으니 거의 다 왔다~! 라는 말을 들으니 좌절...분명 옆에는 5km가 적혀져 있어 거의다 온 줄 알았는데 12km라니...
정말 너무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구급차가 와서 안태워주나 라는 생각까지 계속하며 걷고 또 걷고...계속 걸어가니 봉사요원들 이동하는 차가 와서 타고 갈거냐고 물어봤는데 막상 오기가 생겨 그냥 제가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풀코스 완주는 못하고 다리를 건너 풀코스 완주 포기... 3:34분의 기록으로 들어왔습니다. 중간에 어떤 분이 마라톤은 30km부터가 진짜라고 하시던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생각이 드네요.
칩을 반납하지 메달과 간식들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무모한 도전이였는지 모릅니다.
정말 연습이라곤 5km 한 번 뛰고 풀코스를 도전한거였으니까요. 나이와 체력을 믿고 도전한 미련한 짓이라고 해야될까요?
하지만 이번 도전을 통해 그만큼 할 수 있다라는 나와의 싸움에서 한 번 더 승리를 했다는 자신감과 뿌듯함을 얻었습니다. 이 외에도 마라톤을 뛰며 여러 생각을 하며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죠.
요즘 마라톤 대회를 많이 하는데요, 아직도 '힘들다, 난 못할거다' 라는 생각으로 주저하시는 분들! 더 이상 주저하지 마시고 10km 부터라도 꼭 참가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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